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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까지의 거리는 곧 과거의 시간" 달과 별의 시간을 보다

국립과천과학관 '달과 별 공개 관측회' 1월부터 매달 개최(~12월)
인공지능 기반 지능형(스마트) 천체망원경으로 날씨 제약없이 언제나 관측 가능
아이, 어른 누구나 참여 가능…천체투영관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제 운영

2026.02.10 정책기자단 정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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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려앉자, 시야 가장자리부터 변하기 시작한다. 빛이 줄어들수록 인간의 눈은 점차 '암순응(dark adaptation)' 상태에 도달하고 낮에는 보이지 않던 별들이 하나둘 밤하늘에 모습을 드러낸다.

국립과천과학관을 찾은 이날, 하늘에는 구름이 거의 없었고 대기 또한 안정적이었다. 별빛을 가리는 요소가 적어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관측 조건이 갖춰졌다. 이런 밤에는 설명보다 직접 하늘을 바라보는 경험이 별과의 거리를 가장 빠르게 좁힐 수 있다.

야간 프로그램을 위해 천문대 돔 건물로 이동하는 가족 단위 관람객들. 해가 진 뒤에도 방문객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야간 프로그램을 위해 천문대 돔 건물로 이동하는 가족 단위 관람객들. 해가 진 뒤에도 방문객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 별을 보기 위한 조건, 과학으로 말하다

하늘을 올려다볼 때 별이 또렷하게 보이는 것은 여러 관측 조건이 충족된 결과다. 대기 투명도와 주변 광환경, 관측자의 시야 조건이 충족될수록 눈으로 인지할 수 있는 별의 범위가 넓어진다. 반대로 도심은 인공조명으로 인한 빛 공해로 밤하늘의 명암 대비가 약해져 관측할 수 있는 별의 수가 제한된다.

이와 달리 공기가 맑고 인공조명이 적은 지역에서는 훨씬 많은 별을 볼 수 있으며, 조건이 좋으면 은하수의 구조까지 식별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 차이는 밤하늘 관측에서 빛의 영향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한 변수임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천체 관측 시 손전등이나 휴대전화 같은 인위적 광원은 관측 조건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갑작스러운 빛은 관측자의 암순응을 방해하고 주변 관측 환경에 영향을 미쳐 별빛 인지 능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천체 관측의 자연조건 중 핵심 요소는 기상 상태와 달의 위상이다. 구름이나 안개, 대기 불안정이 동반되면 관측의 질은 현저히 저하된다. 또한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천체인 달의 빛이 강할수록 어두운 별들의 대비는 감소한다. 특히 보름달 전후에는 달빛 산란으로 미세한 별을 관측하기 어려우므로, 야간 별 관측 행사는 대개 달빛 영향이 적은 시기를 고려해 일정이 결정된다.

◆ 우주 너머, 멀리 볼수록 과거와 마주한다

전파부터 감마선까지 전자기파 스펙트럼을 설명하는 강연 화면. '우리는 무엇을 보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관측의 의미를 풀어낸다.
전파부터 감마선까지 전자기파 스펙트럼을 설명하는 강연 화면. '우리는 무엇을 보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관측의 의미를 풀어낸다.

이러한 과학적 전제는 플라네타리움이라는 공간 안에서 빛과 거리의 관계를 '시간'이라는 개념으로 체감하게 만든다. 돔 전체의 조명이 서서히 낮아지자 관람석에 앉은 아이들과 보호자들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멈추고 고개를 들어 화면을 바라본다. 둥근 천장을 가득 채운 화면 위로 은하가 펼쳐지고, 강연자는 짧은 문장으로 주제를 제시한다.

"우리는 멀리 볼수록 과거를 봅니다."

스크린에 '거리=과거(look-back time)'라는 문구가 나타난다. 빛의 속도는 유한하므로 먼 우주에서 출발한 빛일수록 더 오랜 시간을 거쳐 지구에 도달한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우리가 지금 보는 별과 은하는 관측 시점을 기준으로 수천 년에서 수십억 년 전의 모습을 담고 있다.

플라네타리움 스크린에 '거리=과거(look-back time)' 개념과 허블 우주망원경 심층 우주 이미지가 투사되고 있다. 우주를 시간의 흐름으로 설명하는 강연 장면.
플라네타리움 스크린에 '거리=과거(look-back time)' 개념과 허블 우주망원경 심층 우주 이미지가 투사되고 있다. 우주를 시간의 흐름으로 설명하는 강연 장면

이어서 허블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초기 우주 이미지가 등장하여 이러한 개념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화면 속 점 하나하나가 모두 은하라는 설명에 관람객의 시선이 집중된다. 은하들은 크기나 밝기가 아닌, 서로 다른 시간대의 기록으로 배열돼 우주는 시간의 층위로 이해되기 시작한다.

◆ 질문이 쏟아지는 관측의 현장

야외 관측 공간에 설치된 망원경을 이용해 밤하늘을 관측하는 참가자들. 아이들이 직접 망원경을 조작하며 별을 찾고 있다.
야외 관측 공간에 설치된 망원경을 이용해 밤하늘을 관측하는 참가자들. 아이들이 직접 망원경을 조작하며 별을 찾고 있다.

별과 은하는 형성과 이동의 시간이 축적된 과학적 기록으로 설명됐으며, 관람객들은 내용을 따라가며 질문을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강연이 끝난 뒤에는 아이들 사이에서 별의 거리와 시간 개념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고, 우주에 대한 관심은 질문과 대화로 이어졌다.

"우리가 보는 별은 지금은 없어질 수도 있나요?"

"지금 막 태어난 별은 아직 안 보이는 건가요?"

천체투영관에서 접한 '과거의 빛' 개념은 곧바로 야외 관측으로 이어진다. 아이들의 시선은 실내를 벗어나 하늘로 향한다.

야외 관측 프로그램에서는 겨울철 밤하늘을 대표하는 별자리들이 차례로 소개된다. 먼저 찾기 쉬운 삼태성이 기준점으로 제시되는데, 일직선으로 배열된 세 개의 밝은 별은 방향을 가늠하는 출발점이 된다. 삼태성을 따라 시선을 옮기면 오리온자리가 나타난다. 어깨와 발 부분의 밝은 별들과 중앙의 띠 구조는 겨울 하늘에서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특징이다.

오리온자리 옆에는 플레이아데스성단이 있다. 맨눈으로는 흐릿한 별무리처럼 보이나 망원경으로 보면 젊은 별들이 밀집한 성단임을 알 수 있다. 강연에서 다룬 '과거의 빛'이라는 주제는 이 지점에서 실제 하늘 관측과 연결되고 별자리는 시간과 거리 개념을 이해하는 단서가 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별자리를 외우기보다 색과 밝기, 위치 차이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보호자들은 즉각적인 답을 제시하기보다, 아이가 다시 망원경을 들여다볼 여유를 준다. 질문과 확인, 재관측이 반복되며 관측 경험이 이어진다.

실내 전시 공간에서는 우주를 규모로 인식하도록 설계된 전시가 이어진다. 실물 크기의 우주발사체 모형 앞에서 아이들은 고개를 들어 구조와 크기를 확인하는 모습이 많았다. 전시는 우주 개발의 흐름을 단계별로 제시하며, 실험과 개선이 반복되는 과정을 전시 동선에 따라 정리하고 있다.

이어지는 스페이스 아날로그 체험 공간에서는 지원 조건을 주고, 참가자는 그 안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선택하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관측 체험을 마치고 나온 아이가 아빠와 함께 천문대 외부 계단에 앉아 우주의 신비와 무한한 꿈을 얘기한다.
관측 체험을 마치고 나온 아이가 아빠와 함께 천문대 외부 계단에 앉아 우주의 신비와 무한한 꿈을 얘기한다.

별을 관측할 수 있는 공간은 많지만, 시간 개념을 함께 다루는 체험 프로그램은 흔치 않다. 국립과천과학관에서는 플라네타리움 은하 관람, 별 관측, 실물 발사체 체험, 선택형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가족 간의 대화로 이어져 과학을 일상에서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다.

'달과 별 공개 관측회' 행사는 매월 1회 운영하며 12월까지 일정이 계획돼 있다. 프로그램은 천문 강연, 천체투영관 별자리 해설, 망원경 관측, 체험관으로 구성돼 있으며 천문 강연과 천체투영관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천체 관측과 체험관은 현장에서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일정과 예약 방법은 국립과천과학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 달 가량 남은 겨울방학에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은 프로그램이니 더 많은 이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천문의 세계에 푹 빠져보길 바란다.

☞ 국립과천과학관 누리집

☞ (보도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과천과학관, '달과 별 공개 관측회' 1월부터 매달 개최

정책기자단 정재영 사진
정책기자단|정재영cndu3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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