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안내 문자가 하루에도 두세 번씩 울리곤 한다.
요즘 들어서는 대부분 폭염 상황이나 갑작스러운 호우 등 자연재해 상황을 알리는 내용을 담고 있을 때가 많지만, 그 사이에 누군가 배회 중이라거나 실종되었다는 알림도 함께 섞여서 들어온다.
얼마 전, 하루 간격을 두고 아동 배회, 실종 사고가 발생했다는 안전 안내 문자가 네 건이나 도착했다.
최근 들어왔던 안전 안내 문자의 경우, 10세에서 13세 사이의 어린이가 실종되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을 때가 많았다.
실종 아동의 키, 몸무게, 인상착의를 담은 간결한 문구를 볼 때면,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 어딜 헤매고 있는 건지 나도 덩달아 신경 쓰이고 왠지 더욱 안타깝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러던 중, 실종 예방을 위한 아동 지문 사전 등록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문 사전 등록제란, 아동의 실종을 방지하고자 2012년부터 도입된 제도이다.
만일 아동이 실종된 상황일지라도 신속하게 발견할 수 있게끔 지문, 사진, 신상 정보나 보호자의 인적 사항 등을 사전 등록해 주는 제도이다.
경찰청 안전Dream에서 주관하고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신상 정보의 유출 걱정은 덜 수 있겠다.
어떤 사람들이 지문 등록 대상인지 살펴볼까?
지문 사전 등록을 할 수 있는 대상은 18세 미만의 아동과 지적/자폐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장애인, 그리고 치매 환자가 해당한다고 한다.
사전등록제를 이용할 수 있는 안전Dream 누리집.
2025년 기준으로 지문 사전 등록제는 더욱 쉽고 간편하게 등록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인근 경찰서에 보호자의 신분증, 그리고 가족관계증명서 혹은 주민등록등본을 지참하고 방문하면 무료로 아동이나 등록 대상자의 지문을 등록할 수 있다.
인근 경찰서 종합민원실에서 아동 등의 지문 사전 등록을 할 수 있었다.
안전Dream 누리집(safe182.go.kr) 에서 신고한 뒤 경찰서에 방문할 수도 있다.
누리집에 접속하여 사전 등록 신청 메뉴를 선택하여 이동하면, 아동 등 등록 대상자의 정보를 상세히 입력할 수 있는 창이 나온다.
이때 정보는 사소한 것이라도 최대한 상세하게 입력해 두는 것이 좋다.
안전Dream 누리집에서 간편하게 등록 대상자의 정보와 보호자의 정보를 입력할 수 있다.
사진 역시 가장 최근의 사진 중 얼굴이 선명하게 드러난 것을 선택하여 파일을 첨부해야 한다.
이렇게 누리집에서 정보 등록을 마치면, 보호자가 정보 등록 대상자를 대동하고 가까운 경찰서나 파출소를 방문하여 지문을 채취하고, 사전 신고증을 받을 수 있다.
안전Dream 누리집이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여 등록 대상자의 정보를 입력한 뒤, 인근 경찰서나 파출소를 방문하여 사전 신고 과정을 마무리해야 한다.
스마트폰으로도 안전Dream 앱을 설치하면 지문 등록을 할 수 있다.
실제로 앱을 다운로드한 뒤, 지문 등록 과정을 살펴보니, 등록 대상자의 오른쪽 검지를 선명하게 촬영하기만 해도 지문을 인식하고 등록할 수 있게끔 시스템이 구성되어 있었다.
스마트폰에서도 안전Dream 앱을 설치하면 지문 등록을 할 수 있다.
다만 한 번 등록했다고 내버려두지 말고, 아이가 자라는 동안 얼굴과 키, 몸무게, 신체 특징은 수시로 변하는 만큼 정기적으로 기본 정보를 업데이트해 줘야 한다.
이때 신체 특징에 어떤 것을 적어야 하나, 고민스러울 수도 있다.
주로 등록 대상자의 몸에 있는 점이나 상처, 수술 자국 등 대상자를 특정지을 수 있는 내용을 위주로 적으면 된다.
경찰서에 직접 방문하여 지문사전등록 신청서를 작성할 때, 기재해야 하는 정보들.
예를 들어, 왼쪽 팔에 동전 크기의 붉은 점, 오른쪽 손등에 수술 자국 흉터 등 눈에 띄는 특징적인 점을 기재하면 된다.
생각보다 방법이 간편하기도 하고,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보니 미성년자를 두고 있는 가족들이나, 치매 환자나 정신질환 장애를 앓고 있는 가족들이 있는 경우라면 미리 알고 있어도 좋겠다.
이렇게 등록된 지문 등록 정보는 아동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계속 보관될까?
그렇지 않다.
지문 등록 정보는 아동이 만 18세가 되거나, 보호자가 정보 폐기 요청 시 파기된다고 한다.
다만 아동이나 등록 대상자가 실종 후에 발견되더라도 실종 신고한 자료만 해제할 뿐, 기존 사전 등록 자료는 계속 관리된다고 하니, 이 점 역시 참고하면 좋겠다.
지문 사전 등록이 꼭 필요할까?
실종되는 일이 흔한 일도 아닌데, 지문 등록의 필요성을 덜 체감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다.
그렇지만 지문 등록은 실종 아동 등이 집으로 돌아가는 골든 타임을 확보해 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등록 대상이라면 꼭 등록을 해두는 게 좋다.
만약 길을 배회하고 있어 보호자가 확인되지 않는 아동이나 어르신 등이 발견되면, 경찰에서는 실종 신고가 들어온 게 있는지, 주변에 보호자가 있는지 탐문 과정을 거친다.
이때 보호자를 찾지 못하면 배회 대상자를 복지 시설로 인계하게 된다.
시설로 입소하게 되면 배회 대상자가 가족을 찾는 시간이 무척 길어진다.
그렇지만 사전에 인적 사항 등의 정보를 등록해 둔다면, 별도로 실종 신고가 들어오지 않더라도 경찰에서 배회 대상자의 신원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빠르게 보호자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경찰청의 보고에 따르자면 일반적으로 지문 사전 등록을 한 아동이 실종될 경우, 1시간이면 실종 아동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문 사전 등록을 하지 않은 아동의 경우 짧게 잡아도 58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려서야 아동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지문을 등록하고, 등록하지 않는 여부에 따라 매우 큰 차이가 나서 놀랐다.
서울을 기준으로 지문 사전 등록 대상자는 약 35만 명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지문 등록이 된 비율은 대략 21만 명으로, 약 60%에 이른다고 한다.
실제 지문 사전 등록으로 실종자를 찾은 사례를 찾아보았다.
2024년 서울 강서구에서는 실종되었던 5세 아동이 지문 등록 정보를 통해 15분 만에 발견되었던 선례가 있다.
경기도 수원에서도 치매를 앓는 노인이 배회하던 중 지문 등록 정보 덕분에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지문 사전 등록이 실종자를 찾는 데 있어서 유의미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아무리 조심하더라도 잠깐 방심하는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게 아동 배회, 실종 사고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어린 시절에 동생과 함께 놀이터에 놀러 갔다가, 더워서 잠깐 물을 마시러 간 사이에 동생이 놀이터에서 사라져서 온 마을을 돌아다니며 동생을 찾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이렇듯 사고는 언제 어디서 갑자기 일어날지 모른다.
우리가 모든 사고를 철저하게 막아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게 사실인 만큼 미리 예방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지문 사전 등록제가 혹시 모를 실종 및 배회 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도 하니, 우리 집에 등록 대상자가 있다면 미루지 말고, 지문 등록을 해두자!
섬세한 시선과 꼼꼼한 서술로 세상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