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무덥다.
집에서 무언가를 요리해 먹는다고 상상만 해도 더 더워지는 듯한 요즘이다.
그 덕분에 단골 가게에서 음식을 포장해 와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는 날이 많아졌다.
쌓여가는 플라스틱 일회용 용기와 더불어 포장용 비닐봉지까지, 쌓여만 가는 일회용품에 내가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된 것만 같은 날도 덩달아 늘어났다.
그러던 중에 단골 가게 벽 한편에 붙어 있는 친환경 챌린지 홍보 포스터를 한 장 보았다.
포장 주문 시 일회용 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용기내 캠페인에 참여하면 전 메뉴 할인 쿠폰을 지급해 준다는 내용이었다.
다회용기를 사용하면 할인을 해 준다거나, 쿠폰을 지급해 주는 #용기내 캠페인을 진행하는 가게들은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꽤 많다.
망원시장에 있는 #용기내 캠페인을 소개하는 홍보물.
우리가 자주 가는 프렌차이즈 카페의 카운터를 유심히 살펴보면, 텀블러를 사용하면 음료 할인 등의 멘트를 확인할 수 있다.
카페에 갔더니 텀블러를 사용하면 음료를 할인해 준다는 안내를 볼 수 있었다.
여기서 잠깐 #용기내 캠페인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사람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시작된 챌린지 중 하나로, 마음을 내미는 '용기'와 음식을 담는 그릇인 '용기'의 두 가지 의미를 챌린지 이름에 동시에 담고 있다.
즉, 물건 구매나 음식 포장 시 다회용기 사용을 장려하는 것으로, 환경 보호의 의미를 다지자는 의미를 담아 시작된 챌린지이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제로웨이스트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용기에 식자재나 음식을 포장해 온 뒤, SNS에 사진과 함께 #용기내챌린지, #용기내캠페인 등의 해시태그를 달아 게시하면 참여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먹고 남은 음식을 그냥 버리지 않고 내가 가지고 온 다회용기에 포장해 간다면, 환경 오염을 줄이는 일석이조의 행동을 하게 되는 셈이다.
나는 카페에 가면 주로 텀블러를 내미는 식으로 용기를 내고 있다.
만약 외식을 자주 하지 않는다거나, 혹은 가게에서 다회용기에 음식을 담아달라고 말하기가 조금 어려운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 #용기내 캠페인에 참여할 수 없는 걸까?
결론은 아니다.
용기내 캠페인은 우리가 채소, 과일, 생선 등을 구매할 때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고 천으로 된 장바구니 등을 이용하는 것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곳곳에서 #용기내 챌린지 참여를 독려하는 홍보물을 볼 수 있었다. 용기뿐만 아니라 장바구니 사용 역시 '용기' 내는 행위다!
장바구니 사용에서부터 점점 '용기'가 생긴다면 식당 음식을 다회용기에 포장해 보는 실천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카페, 음식점, 시장에 가서 원하는 메뉴나 물건을 최대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구매하는 것이니까.
나 역시도 #용기내 챌린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부터는 가방에 텀블러 하나, 작은 다회용기 하나를 챙겨 다니고 있다.
자주 가는 김밥집에서도 '용기'를 내봤다! 다회용기에 음식을 포장해 올 수 있었다.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할 때도 일회용 플라스틱 컵 대신 나의 텀블러를, 샌드위치를 포장할 때도 비닐백 대신 다회용기를 내미니 플라스틱 사용량을 확실히 줄일 수 있어서 스스로 많이 뿌듯해졌다.
처음부터 용기를 내미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실천한다면 환경 오염에 대한 걱정도 많이 덜어낼 수 있을 것 같아 앞으로도 열심히 용기를 내밀 생각이다.
우리 집 찬장을 차지하고 있던 텀블러를 환경 보호하는 데에 활용할 수 있다!
#용기내 캠페인에 참여할 때 미리 챙겨두면 좋을 꿀팁도 몇 가지가 있다.
1) 먼저 음식 크기에 맞는 용기를 챙겨야 한다.
음식의 양에 비해 지나치게 크거나 작은 용기를 내민다면 포장 과정에서 당황할 수도 있으니 매장 구매평을 통해 음식 크기를 미리 확인해 보는 게 좋겠다.
2) 뜨거운 음식을 구매할 예정이라면 일반 용기 대신 내열 용기를 챙겨가야 한다.
음식을 담았는데 용기가 변형되는 일이 있다면 그것 역시 당황스러운 일일 것이다.
3) 마지막으로 가게 사정이나 음식 종류에 따라 다회용기 포장이 어려울 수도 있다.
미리 다회용기에도 음식을 포장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게 좋겠다.
그렇다고 해서 #용기내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 다회용기를 새로 구입하는 것은 불필요한 낭비가 될 수 있다.
이미 가지고 있고, 멀쩡하게 잘 사용하던 다회용기를 소비하는 것이 가장 좋다.
현재 사용하는 제품이 더 이상 쓸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 친환경 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마침, 7월 3일은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이라고 한다.
7월 3일은 비닐봉투 없는 지구! (출처: 환경부)
2008년, 스페인의 국제환경단체 '가이아'가 제안해 만들어진 날로, 매년 미국, 프랑스 등 외국 시민 단체가 동참하여 함께 친환경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2024년, UNEP의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년 생산되는 플라스틱은 약 3억 7천만 톤에 이른다고 한다.
이 숫자만 해도 기함할 지경인데, 이 중 약 79%가 쓰레기로 전락해 토양과 해양 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고 한다.
그 기록을 보니 우리 일상에서 플라스틱이나 비닐봉지 사용을 꼭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에서는 2023년부터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을 위한 법적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203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50%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한다.
뉴스를 보거나,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올해가 가장 시원한 여름"이라는 말을 종종 하는데, 그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아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환경 오염이 심각해질 때마다 계절의 구분 없이 뜨거워지고 있는 지구가 생각난다.
그래도 가장 늦었을 때라고 여겼을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도 있듯,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을 맞이하여 오늘부터 우리 함께 #용기내 캠페인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은 시도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우리 함께 용기 내볼까?
섬세한 시선과 꼼꼼한 서술로 세상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