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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과소비 추방’ 경제 주름 없애자

1996.07.01 국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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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재 옥(金在玉)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사무총장>

경상수지 적자가 심각하다고 한다.

올해만도 1백억달러 적자가 예상되는데 그 원인이 수출은 부진하고 수입은 늘기 때문이라고 한다.

올들어 현재까지 수출은 14%가량 늘어났지만 이는 지난해 동 기간의 33%에 비해 크게 둔화된 반면 수입은 원자재를 비롯해 승용차·화장품 등이 전년에 비해 무려 50~66% 이상 늘었다고 한다.

그래서 외국여행시 한달에 5천달러 이상을 카드로 쓰는 사람에 대해 이를 정부가 규제하겠다는 안을 급히 내놓기도 했다. 그만큼 과소비 행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심각한 과소비 행태

그러나 2020년이 되면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3만달러가 되고 몇나라를 제치고 세계 7위안의 선진국 대열에 들 것이라는 발표를 불과 얼마전에 들은 바 있는 국민들로서는 어리둥절할 뿐이다.

장미빛 미래에 대한 기대를 만끽하기도 전에 심각한 현실에 당황스럽고 아연해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1만달러시대에 돌입하면서 우리 국민들의 저축·절약의식이 희박해진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 수입자유화 이후 다양한 수입품을 접하게 되면서 소비자들은 자연히 구매욕구가 생기게 된 것이다.

1만달러 시대가 되면 국민의 생활패턴이 달라진다고 한다. 처음 소득이 증가하면 잘먹고 싶어지고 그래서 육류 소비가 늘게되고 교통과 의류구매비가 증가하고 그 다음에 여가를 위한 비용이 늘어난다고 한다.

그런데 작금의 우리 국민의 1인당 소비재 수입은 10년전 일본이 국민소득 1만 달러 도달때보다 3.4배나 많고, 1인당 내구소비재 구입도 4.9배나 많아 분수에 넘치는 과소비 양상이 여실하다. 놀랍게도 지난 한햇동안 야구장 입장객수보다 골프장 입장객수가 더 많다는 사실이다. 소비행태의 고급화가 우리 경제에 또 다른 주름살로 부각되고 있다.

샴페인 미리 터트리면 안돼

그러나 국민들의 이런 소비성향은 소비자만의 문제라기보다 사회분위기도 한몫을 한 면이 있다.

첫째, 정부 혹은 공공기관의 장미빛 미래발표는 희망을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소비자의 미래소득 증대 기대심리를 부추겨 소비의 상승작용을 유발케 한다.

몇년 뒤 3만달러시대가 온다는데 그때 가서 어떻게 되겠지하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미래 예측 소득을 기초로 우선 쓰고 보게된다. 어제는 장미빛, 오늘은 먹구름식 경제지표를 발표하면 소비자는 어떻게 하는가.

둘째, 외국에 비해 비싼 물가도 국민의 저축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기본 생활용품 가격도 그렇고 식품·공산품·의류가격도 비싸다. 그러니 수입상 뿐만 아니라 국내의 제조업자까지 저렴한 외국제품을 사다가 비싸게 팔려고 수입을 늘리고 있다. 국내에서 청바지가 10만원인데 미국에선 3만원에 살 수 있다면 3개를 사와도 이득이라는 생각에 충동 구매를 하게 된다.
 
따라서 수입품의 터무니 없는 고가 판매로 얻어지는 초과이윤에 대해서는 반드시 높은 세율을 적용, 추징하는 방법도 강구돼야 한다.

물론 국민 각자의 과소비 자제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몇십년간 우리는 잘 살아보자는 일념으로 열심히 일을 했다. 우리가 이룩한 고도산업사회 건설의 주역은 국민 각자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1만달러시대를 향유만 할 것이 아니라 2만, 3만달러 시대를 앞당기는 구체적 노력을 해야 한다.

또 다시 샴페인을 미리 터트렸다는 뼈아픈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새로운 각오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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